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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14 장독대가 있는 고니네, 장 담그는 곳은 어디에?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경부고속도로에 잠깐 올라타면 어느덧 호남고속도로가 나온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익산이나 전주에서 17번 도로로 갈아타고 남원까지 계속 직진하다 '춘향터널'을 지나
곧바로 19번 도로로 갈아타면 곡성 지나 구례가 나오는데,
우리 장독대가 있는 구례군 토지면은 구례읍내와는 반대방향인 하동방면으로 좌회전 갈아타 직진 5분 정도 가면
왼편으로 '운조루' 99칸 한옥 문화제가 먼발치로 보인다. 이 곳이 토지면 오미리, 오미마을-상죽마을-하죽마을-내죽
마을-문수마을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는 하죽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집앞으로 흐르는 지리산 계곡이다. 내 눈에는 화엄사쪽 계곡보다 이 곳이 여러모로 한 수 위로 보인다. 하동의 쌍계사
계곡은 더 처지는 것 같고.....물이 깨끗하고, 소나무가 많아 이 곳에 사는 다슬기를 조리해서 먹어보면 솔냄새가 배어
있다. 여름 한철에는 여기가 더위를 잊기에 적당한 장소다.
피서객들이 어찌어찌 들어오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는 적이 뜸 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저 위로 올라가면 팬션들이
제법 자리를 잡고 있어서, 아는 사람들은 꾸준히 찾아 오는 모양이다.
여기서 흘러든 계곡물은 저 아래 문수제에 담겨 모아져서 여름 벼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수원지 겸 저수지다. 비가
불규칙하게 오는 편이어서 저렇게 큰 저수지가 없다면 우리가 살고있는 마을의 존재는 어림없을 것이다.
계곡물이 부숴지며 만들어내는 포말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바닥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맑다. 깨끗한
물에만 산다는 피라미 비슷한 물고기들이, 발을 담그면 달라들어 피부에 각질 같은 것을 뜯어 먹는지 연신 주둥이 끝을
들이댄다. 역시 이 계곡물도 결국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오미리 오미마을, 옆 동네에 있는 99칸 양반가옥 '운조루'다. 외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겐 2천인가 입장료를 받고
구경하게 해준다. 우리는? 같은 동네니 아무때나 자유출입, 동네 이웃집에 마실(?)가는 것인데.....그리 잘 관리되지는
않아서 지금은 99칸에 상당히 못미친다. 오래되기도 했지만, 관리를 잘하면 꽤 인기있는 관광시설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텐데.....저 운조루 뒤로 겨울이면 장작 등의 땔감을 해다 날린다.
그 다음으로 가까운 곳이 더 잘 알려져 있는 '구례 화엄사'다. 나도 여기 회원으로 등재되어 있어 입장료가 없다. 물론,
자주 절을 찾지는 않는다. 초파일 날이나 마음이 심난하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나약해졌을 때 마음 편하자고 가끔 찾는
편이다. 지척이니까.....하동에 있는 쌍계사도 화엄사 못지 않지만, 거긴 행정구역상 경상남도에 들어간다. 운치있다!!
구례에서 열리고 있는 5일장이다. 우리도 주로 여기서 메주콩을 고르고 공급받는다. 구례인근에서 1~2포 소일꺼리로
농사지어 내다 파는 할머니들도 있고, 2~30포대 제법 크게 농사지어 우리같은 사람만나 한꺼번에 떠는 조금 젊은
어르신들도 있다. 앞 노인네들은 일일이 되로 떠서 팔고, 뒤의 어르신들은 무게로 달아서 판다. 바쁠 때는 기다리기가
여간 답답한게 아니다. 다행히 올해 콩값은 작년보다 조금 낫다. 그 가뭄에도.....>>구례5일장 더보기
저 너머로 노고단이 있다는-여기선 보이지 않는다-산을 바라보며 우리 장독대가 낭떠러지처럼 놓여 있어 전망이 제법
괜찮은 편이다. 역시 반대편으로도 또 다른 산들이 병풍처럼 멀리서 가로막고 있는 듯 하지만, 거기는 섬진강을 가로
질러야 갈 수 있는 건너편이다.
장맛이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나겠냐 하는 사람들이 있을진 몰라도, 정말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장맛에 관여하고 있는
요소들 몇가지, 강렬한 햇빛, 솔바람, 맑고 맛있는 물 등등, 대개 자연발효식품들은 인위적으로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자연환경이 주는 요소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누릴 수 있게 해줄 수 있을까의 고민의 연속
이다. 이것을 우리는 '정성'이라고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도 장 담그는 이의 정성이 없다면 분명 장맛에 차이가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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